거제 장승포의 언덕 위, 한때 1,300세대가 불을 켜던 자리에 지금은 인적이 끊긴 28개 동과 채 치우지 못한 콘크리트 더미가 남아 있다.

아파트 한 채의 생애가 이토록 선명하게 조선업 사이클과 겹치는 단지도 드물다.

옥림은 1983년 1월에 사용승인을 받은 옛 대우조선해양 사원아파트다.

5층 계단식 28개 동에 8평부터 13평까지, 전부 소형만으로 채워 넣은 1,300세대다.

옥포 조선소로 출근하던 노동자와 그 가족들이 거제에서 처음 얻은 집이자 회사가 마련해 준 숙소였고, 대표 평형이 12평이라는 숫자 하나가 그 시절 조선소 도시의 주거 수준을 그대로 증언한다.

그런데 이 단지의 진짜 이야기는 준공이 아니라 퇴장 쪽에 있다.

모기업이 유동성 자구책으로 사원아파트를 통째로 매각하면서 주민이 빠져나갔고, 이어 시작된 철거는 도중에 멈춰 섰다. 장승포동 전체 세대수가 2,700세대 남짓인 동네에서 단지 하나가 그 절반에 육박했던 무게는, 사라진 자리에서 더 크게 느껴진다.

1,300
28개동
1983년
사원아파트
8~13평
개별난방
고지대
바다 조망

1. 입지와 단지 환경 — 바다는 가깝고, 평지는 멀다[편집]

행정구역상 경남 거제시 장승포동 649-1, 도로명으로는 마전1길 일대다.

장승포동은 면적 4.86㎢에 인구 5,000명대의 소규모 생활권으로, 마전동과 통합되면서 지금의 경계가 만들어졌고 이후 새 행정복지센터 청사가 들어섰다.

생활 거점은 장승포시외버스정류장을 중심으로 모여 있다.

거제 버스 11번·61번이 이 축을 훑고, 여기서 지심도터미널외도유람선 터미널로 이어지는 관광 동선이 갈라진다.

동네 안에는 거제대학교거제문화예술회관, 그리고 조선소 도시답게 대우병원이 자리 잡고 있다.

인구 규모에 비하면 기관 밀도는 오히려 높은 편이다.

다만 옥림에서 이 인프라까지의 거리는 가깝다는 말로 설명되지 않는다.

단지가 산자락 고지대에 얹혀 있어 정류장이나 편의점을 오가려면 늘 경사를 감수해야 했고, 자가용이 없으면 생활이 확연히 불편하다는 후기가 반복됐다.

"차가 없으면 생활이 힘들다. 산 쪽이라 버스정류장이나 편의점 가기가 멀다.", 입주민 한줄평

자연·조경

고지대라는 약점은 그대로 이 단지의 유일무이한 강점이기도 했다.

단지가 높게 앉은 덕분에 바다 조망이 트였고, 걸어서 십 분 안팎이면 해안에 닿을 수 있었다.

바닷바람이 그대로 들어오는 입지라 공기와 산책 환경을 장점으로 꼽는 목소리가 꾸준했다.

1983년 준공 단지답게 조경이라 부를 만한 인공 시설은 빈약했지만, 대신 단지를 감싼 산과 바다가 조경을 대신했다.

"바다가 가까워서 공기가 좋고 산책하기 좋다.", 입주민 한줄평

거리뷰 — 옥림

2. 세대 구성과 시설 — 12평이 대표 평형인 단지[편집]

세대 구성과 집

평형 구성은 8평·10평·12평·13평 네 종류가 사실상 전부다.

대표 평형이 12평, 가장 큰 타입이 전용 44㎡ 안팎의 13평대이니 요즘 기준으로는 소형을 넘어 초소형에 가깝다.

조선소 노동자와 신혼 가구를 수용하기 위해 설계된 사원아파트의 문법이 평면에 그대로 남아 있는 셈이다.

5층 계단식 28개 동이라는 배치 역시 1980년대 초 사원아파트의 전형이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저층 구조라 층별 선호가 갈렸고, 언덕 지형 위에 동을 앉힌 탓에 같은 단지 안에서도 동마다 진입 고도가 달랐다.

집 컨디션은 나이를 숨기지 못했다.

단열 성능이 가장 큰 약점으로 지목됐고, 겨울철 난방비 부담과 별도 온열기구 사용을 호소하는 후기가 이어졌다.

난방은 개별난방 방식이다.

"구축이라 건물이 노후하고 단열이 부족해서 겨울에 춥다.", 입주민 한줄평

주차

지하주차장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던 시절의 단지다. 5층 저층 동을 언덕을 따라 배치한 구조라 주차는 전적으로 지상, 그것도 경사면에 기대는 방식이었다.

세대당 주차 면수를 따로 집계한 자료는 없다.

다만 1,300세대를 지상 주차만으로 감당하는 설계였다는 점에서, 차량 보급이 늘어난 이후의 부담은 짐작이 어렵지 않다.

커뮤니티·상가

커뮤니티 시설은 없다.

1983년 준공 단지에 헬스장이나 도서관을 기대할 수는 없고, 실제로 주민들이 생활 편의를 위해 의존한 것은 단지 밖 장승포 시내 상권이었다.

문제는 그 상권이 언덕 아래에 있었다는 점이다.

도보 3분 거리 버스정류장, 도보 5분 거리 초등학교라는 지표는 나쁘지 않았지만, 정작 편의점 같은 일상 소비 시설까지의 체감 거리는 멀다는 평이 많았다.

관리와 운영

이 단지의 관리 이력에서 가장 특징적인 대목은 오랜 기간 회사가 운영 주체였다는 점이다.

사원아파트로 굴러가는 동안 입주와 퇴거, 유지보수의 리듬은 조선소의 경기와 직결됐다.

매각 이후에는 그 리듬이 끊겼다.

사측이 잔류 직원들을 능포아파트 등 인근 사원 숙소로 이주시키는 절차를 밟으면서, 단지는 관리의 대상이 아니라 정리의 대상으로 성격이 바뀌었다.

3. 교육 환경 — 마전초 하나로 버틴 학군[편집]

배정 초등학교는 마전초등학교다.

단지에서 도보 5~8분 거리로, 초등 저학년 통학만 놓고 보면 사실상 초품아에 준하는 동선이었다.

마전초는 1975년 개교한 공립 남녀공학으로, 옥림 단지와 함께 장승포 마전 지역의 생활 인프라 역할을 해 왔다.

다만 학교 규모 자체가 크지 않아 특수학급을 포함해 10개 학급, 학생 160명 안팎으로 운영된다.

1,300세대가 통째로 빠져나간 동네에서 학교 규모가 어떤 궤적을 그렸을지는 이 숫자가 대신 말한다.

중·고교 단계로 올라가면 선택지는 급격히 좁아진다.

장승포동 관내 교육시설은 여섯 곳 남짓이고, 인구 5,000명대 생활권이라 학원가라 부를 만한 사교육 밀집지가 형성되지 않았다. 자녀가 상급 학교로 올라갈 무렵 거제 중심 상권 쪽 생활권을 함께 저울질하게 되는 구조다.

한편 동네 안에 거제대학교가 있고, 한국전쟁 이후 고아 구호를 위해 세워진 특수학교 거제애광학교가 자리한다는 점은 장승포동 교육 지형의 독특한 부분이다.

4. 경쟁 단지와 비교 — 사원아파트 삼형제의 엇갈린 운명[편집]

거제 조선업 도시의 주거를 이해하려면 옥림·능포·옥포로 이어지는 옛 사원아파트 계보를 함께 봐야 한다.

셋 다 같은 회사가 지어 같은 노동자들을 수용했지만, 매각과 개발의 파도에서 각기 다른 결말을 맞았다.

비교 항목옥림능포아파트옥포아파트
성격옛 사원아파트 최대 규모현역 사원 숙소로 존속사원아파트·기숙사 병설
규모1,300세대·28개 동사원 숙소 규모304가구
매각 여부일괄 매각 완료매각 대상에서 제외매각 완료
철거·개발 진행착수 후 중단해당 없음부지 개발 추진
조선소 접근성장승포 생활권능포 생활권옥포 조선소 인접
바다 조망고지대 조망 우위해안 인접평지 위주
통학 여건마전초 도보권능포 생활권 학교옥포 생활권 학교
개발 기대감사업 불확실낮음대규모 브랜드 단지 추진

vs 능포아파트 — 살아남은 쪽의 조용한 승리

능포아파트는 옥림과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

매각 대상에 오르지 않은 덕에 사원 숙소로서의 기능을 유지했고, 옥림에서 밀려난 잔류 직원들을 받아 준 곳이 바로 여기다.

주거 상품으로서의 매력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정리되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가 경쟁력이 된 사례다.

옥림 주민 입장에서는 이주 선택지이자 같은 시기에 지어진 형제 단지의 다른 결말이기도 하다.

vs 옥포아파트 — 같은 매각, 전혀 다른 다음 챕터

옥포아파트는 304가구 규모로 옥림보다 훨씬 작았고, 기숙사가 함께 붙어 있었다.

옥림과 비슷한 시기에 매각됐지만 다음 장면이 완전히 달랐다.

옥포의 구 사원아파트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39층 14개 동, 1,963세대 규모의 브랜드 아파트 사업이 추진됐다.

시행은 옥포드림파크PFV, 시공은 현대엔지니어링·현대건설이 맡는 구도로 사업계획 승인 절차가 진행됐다.

같은 뿌리에서 출발했지만 한쪽은 대형 신축의 청사진을, 다른 한쪽은 멈춰 선 철거 현장을 남긴 셈이다.

규모가 작았던 쪽이 먼저 다시 태어났다는 점이 이 비교의 아이러니다.

5. 변천사 · 재건축 / 주변 개발 — 멈춰 선 철거[편집]

추진 경과

1983. 01
사용승인. 28개 동 1,300세대 대우조선해양 사원아파트로 입주 시작.
2021. 06
모기업 유동성 자구책의 일환으로 업체 3곳과 매각 계약 체결.
2021. 09
노동조합이 사원아파트 매각에 공식 반발. 잔류 직원 약 200가구는 능포아파트 등으로 이주.
2022. 11
시행사 ㈜보스원·무궁화신탁 구도로 철거공사 착수. 철거는 엠디산업개발이 맡음.
2023~
폐콘크리트 약 4만 4,594톤 반출 처리. 이후 건설경기 침체와 분양 불확실성으로 철거 중단.
2024. 06
거제시 행정사무감사에서 방치 현장 지적. 후속 조치는 이어지지 않음.
이후
철거 중단·폐기물 방치 상태 진행 중. 후속 개발 계획은 미확정.

매각과 주민 이주는 이미 끝난 일이고, 철거와 그 뒷정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현재 핵심 쟁점

  • 쟁점 ① [현재 진행]철거 재개 시점이 정해지지 않았다. 건설경기 침체와 분양 불확실성이 중단의 직접 원인으로 지목된 만큼, 거제 주택시장 회복 여부가 재개의 전제 조건이 된다.
  • 쟁점 ② [현재 진행]폐기물 처리비 미지급 문제가 풀리지 않았다. 용역을 맡은 지역 업체들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결정까지 받았지만 실질적인 회수는 이뤄지지 않았다.
  • 쟁점 ③ [현재 진행]후속 개발 청사진이 공개되지 않았다. 같은 뿌리의 옥포 부지가 대규모 브랜드 단지로 방향을 잡은 것과 달리, 옥림 부지는 확정된 사업 계획이 없다.

6. 사건·사고 — 4만 톤을 치우다 멈춘 현장[편집]

이 단지의 이름이 언론에 가장 크게 오른 계기는 재건축 호재가 아니라 방치 폐기물이었다.

2022년 11월 시작된 철거공사에서 철거사는 지역 업체들과 건설폐기물 처리 용역계약을 맺고 폐콘크리트 약 4만 4,594톤을 반출·처리했다.

그러나 사업이 멈추면서 약 4억 원의 처리비가 미지급 상태로 남았고, 업체들은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결정을 받고도 대금을 회수하지 못했다.

더 큰 문제는 현장에 남은 물건이었다.

반출하지 못한 폐기물이 그대로 쌓여 있는데, 현행법상 현장 내 폐기물 보관 기간은 최장 90일이다.

2차 환경오염 우려가 제기되자 거제시 자원순환과는 현장 확인을 거쳐 시공사에 대한 고발과 조치명령을 예고했다.

2024년 6월 거제시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이 사안이 지적됐지만 실효성 있는 후속 조치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1,300세대가 살던 언덕이 행정과 채권 다툼의 무대가 된 셈이다.

7. 여담 · 주민만 아는 이야기[편집]

주민만 아는 단점

  • 겨울이 길게 느껴지는 단열: 노후 구축 특유의 단열 문제로 난방비 부담과 온열기구 의존을 호소하는 후기가 반복됐다.
  • 언덕세: 산자락 고지대라 정류장·편의점 같은 일상 동선마다 경사가 붙었다. 조망을 얻고 다리를 내준 구조다.
  • 차 없으면 곤란: 자가용 없이는 생활이 힘들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대중교통 의존도가 높은 가구일수록 체감 불편이 컸다.
  • 초소형 일색: 8~13평 구성이라 가족 수가 늘어도 단지 안에서 넓은 집으로 갈아탈 방법이 없었다.
  • 엘리베이터 부재: 5층 계단식 구조라 고령 가구에게는 층수가 곧 난도였다.

꿀팁

  • 가격 대비 면적: 원룸보다 넓으면서 아파트 형태를 유지한다는 점이 이 단지의 오랜 존재 이유였다.
  • 조망이 갈리는 동·층: 고지대 배치 덕에 위치에 따라 바다가 시원하게 열렸다. 같은 평형이라도 향과 고도에서 체감 차이가 컸다.
  • 도보권 초등학교: 마전초까지 도보 5분대라 저학년 자녀를 둔 가구에겐 통학 스트레스가 거의 없었다.
  • 바다 산책: 걸어서 십 분 안팎이면 해안에 닿는 입지라, 단지 조경이 부족한 대신 산책 코스는 넉넉했다.

"저렴한 값에 아파트를 살 수 있고 원룸보다는 넓은 편이다.", 입주민 한줄평

카더라 · 분위기

  • 동네의 무게추: 장승포동 전체가 2,700세대 남짓인데 이 단지 하나가 1,300세대였다. 단지의 성쇠가 곧 동네의 성쇠였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
  • 조선업 사이클의 축소판: 호황기엔 사원 가족으로 가득 찼고, 모기업이 흔들리자 매각·이주·철거가 연쇄적으로 진행됐다.
  • 삼형제의 엇갈림: 같은 사원아파트여도 능포는 남았고 옥포는 대형 신축으로 방향을 잡았으며 옥림만 멈춰 섰다는 이야기가 지역에서 자주 회자된다.
  • 재개 시점을 두고 도는 말들: 철거 재개와 후속 분양 시기를 놓고 여러 관측이 돌지만 공식적으로 확정된 계획은 없다. 미확인.

8. 주민 평가[편집]

장점

  • 압도적으로 낮은 진입 문턱: 아파트라는 주거 형태를 가장 낮은 비용으로 취할 수 있는 선택지였다.
  • 원룸보다 넓은 면적: 초소형이지만 방과 거실이 구분되는 아파트 평면이라는 점이 실거주 만족의 핵심이었다.
  • 바다와 공기: 해안 인접 고지대라 조망과 대기 환경에 대한 평가가 좋았다.
  • 마전초 도보권: 초등 통학 동선이 짧아 저학년 자녀 가구에 유리했다.
  • 산책 환경: 해안과 산자락을 동시에 낀 입지로 걷기 좋은 동네라는 평이 많았다.
  • 대단지의 무게: 28개 동 1,300세대라는 규모가 장승포 마전 일대 생활권 자체를 지탱했다.

단점·유의점

  • 노후·단열: 1983년 준공 단지의 한계가 겨울철에 가장 크게 드러났다.
  • 경사 지형: 고지대 배치로 일상 동선마다 오르내림이 붙었다.
  • 대중교통 체감 불편: 정류장까지의 거리와 경사 탓에 자가용 의존도가 높았다.
  • 평형 확장 불가: 8~13평 단일 스펙트럼이라 가구 규모 변화에 대응하기 어려웠다.
  • 주차 여건: 지하주차장이 없는 지상 주차 구조로 차량 보급 이후 부담이 커졌다.
  • 편의시설 공백: 단지 내 커뮤니티·상가 인프라가 사실상 없어 생활 편의를 단지 밖에 의존해야 했다.
  • 사업 불확실성: 철거가 중단된 채 후속 개발 계획이 확정되지 않아 향방을 예측하기 어렵다.

토론[편집]

Q. 옥림 단지는 지금 들어가 살 수 있는 곳인가요?

A. 일반적인 실거주 대상으로 접근하기는 어렵습니다.

모기업의 사원아파트 매각 이후 잔류 직원들이 인근 사원 숙소로 이주했고, 2022년 11월부터 진행되던 철거공사가 건설경기 침체와 분양 불확실성으로 중단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현장에는 반출되지 못한 건설폐기물이 남아 행정 조치가 예고된 상황이라, 주거지로서의 검토보다는 부지 개발의 향방을 지켜보는 관점이 현실적입니다.

Q. 옥포 사원아파트 부지처럼 이곳에도 대규모 신축이 들어설 가능성이 있을까요?

A. 가능성 자체를 배제할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 공개된 확정 계획은 없습니다.

옥포의 구 사원아파트 부지는 지하 3층~지상 39층 14개 동, 1,963세대 규모의 브랜드 단지로 사업계획 승인 절차가 진행된 반면, 옥림 부지는 철거조차 중단된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다만 1,300세대가 있던 부지 규모와 고지대 바다 조망이라는 입지 조건은 그대로 남아 있으므로, 거제 주택시장이 회복되고 폐기물 처리비를 포함한 미정산 문제가 정리되면 사업이 다시 움직일 여지는 있다고 보는 편이 합리적입니다.

실거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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